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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서대산 추모공원ᆢ헤어지는 연습을 하며 / 조병화

by 뚱뚱줌마 2023.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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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형님이  머물고 있는
서대산 추모공원


여기에 오면 항상
저 멀리에 있는 산들을 바라보며
한참을 그렇게 서 있다 오곤 한다ㆍ


오래전  
서대산추모공원스님이
나에게 해주신 말씀이 있다.

납골당을 나오며
서글피 우는 나에게
다 울었으면
잠시 시간 내어  
야기를 좀 나누고 가라 하신 스님

내가 납골당에 들어가서부터
나올 때까지의 내 모습을
스님은
눈여겨보게 되었다고 하셨다.

스님은
나에게
추모공원에 오면
종교가 같던
종교가 다르든 간에
그곳에 머무는 집주인에게
인사를 하는 거라고
절을 해도 좋고
가볍게 인사를 해도 좋으니
제일 먼저
납골당에 들어서면
집주인에게 인사를 하고
들어가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다음에는
납골당에 와서는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만 보지 말고
이곳도
누군가가  머무는
또 다른 세상이니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의
옆도 보고
위도 보고
아래도 보면서
그분들 깨도 인사를 드리고 나서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에게
인사를 하는 거라고 알려주셨다ㆍ

인사하는 법을 알려주신 스님께서는
눈물에 대한 이야기도 해주셨다.

서글피 우는 나에게
누구를 위한 눈물을 흘리고 있는지
조심스럽게 물어보셨다
스님은 가만히 내 이야기를 들으시고는
지금 내가 흘리는 눈물은
형님을 위한 눈물이 아닌
나를 위한 눈물을 흘리고 있는 거니
울지 말라고 말씀해 주셨었다.

그때의 난
내 설움 때문에 우는 거라는
스님의 말씀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지금은 조금 알듯하다.



헤어지는 연습을 하며
/ 조병화

헤어지는 연습을 하며 사세
떠나는 연습을 하며 사세

아름다운 얼굴, 아름다운 눈
아름다운 입술, 아름다운 목
아름다운 손목
서로 다하지 못하고 시간이 되려니
인생이 그러하거니와
세상에 와서 알아야 할 일은
'떠나는 일'일세

실로 스스로의 쓸쓸한 투쟁이었으며
스스로의 쓸쓸한 노래였으나

작별을 하는 절차를 배우며 사세
작별을 하는 방법을 배우며 사세
작별을 하는 말을 배우며 사세

아름다운 자연, 아름다운 인생
아름다운 정, 아름다운 말

두고 가는 것을 배우며 사세
떠나는 연습을 하며 사세

인생은 인간들의 옛집
아! 우리 서로 마지막 할 말을 배우며 사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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